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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 살아가는 이야기

오랫동안 기다린 작은 선물

by 모모로그 2025. 4. 29.

 

결혼하고 나면 당연히 아이가 생길 줄 알았다.
신혼 초엔 급하지 않았다.
연애 1년 반 만에 결혼했고, 남편은 조금 더 신혼을 즐기고 싶어 했다.
그래서 우리 둘 다 "자연스럽게 생기면 좋지" 정도의 마음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흘렀다.
2년, 3년... 어느새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왜 우리에게는 아이가 생기지 않을까?”
“나는 엄마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인가?”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친구들은
이미 아이를 낳고 키우고 있었다.
점점 우울감이 찾아왔다.

혼자서 많이 울었다.

 

TV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괜히 감정이 북받쳐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누구에게도 내 마음을 말할 수 없었다.
속앓이를 오래, 아주 오래 했다.

 

주변에서는 너무 조심스러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시댁에서도 “때가 되면 생길 거야”라며 위로해 주셨다.

 

결혼 초, 임신 테스트기가 한 번 잘못 나왔던 적이 있었다.
두 줄이 나와 기뻐했지만, 결국 아니었다.
그때 크게 실망하고 나선, 기대를 아예 내려놓고 살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서른아홉. 마흔을 눈앞에 둔 어느 날.
나는 진심으로 마음을 먹었다.

“이제는 병원에 가보자.
이번 달이 마지막이다.”

 

그리고 그달 초,
몸이 너무 아파서 회사를 쉬게 되었다.
몸살 기운이 심했고, 혹시 코로나인가 싶기도 했지만
왠지 모르게 이번엔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병원에 갔다.
감기약을 처방받고 집에 돌아오려는 순간,
불쑥 물었다.

“혹시 임신일 수도 있는데... 약 먹어도 괜찮을까요?”

의사 선생님은 “그럼 찝찝하니까
임신해도 먹을 수 있는 약으로 바꿔드릴게요.”라고 하셨다.

집으로 돌아와, 나는
‘혹시 모르니까 확인은 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얼리 임신 테스트기를 주문했다.

 

다음 날.
테스트기엔 희미하게... 정말 희미하게
두 줄이 보였다.

‘설마, 또 잘못 나온 거겠지.’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날 이후 매일 테스트해봤는데
계속해서 두 줄이었다.

 

믿을 수 없었다.
너무 오래 기다렸기에,
그 어떤 기대도 감히 할 수 없었던 나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그 기쁨은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가슴이 벅차 터질 것 같았고,
눈물이 계속 났다.

곧바로 엄마와 함께 산부인과에 갔고,
‘맞습니다, 임신입니다.’
라는 확정 소리를 들었다.

 

2주 뒤,
아기의 심장 소리도 들었다.

“내게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

기다리고 기다렸던 순간,
이제는 내가 누군가의 ‘엄마’가 되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